아이폰 12 시리즈에 들어간 A14 bionic 칩셋 성능은 생각보다 실망스러웠습니다
아이폰 11의 A13 칩셋과 비교하면 10% 미만의 적은 성능 개선만 이뤄졌는데
이제 애플도 기술 한계에 도달한 걸까요?
그건 아닌 것 같은데요
A14 칩셋에서는 트랜지스터 집적도가 전작보다 크게 향상됐는데
트랜지스터가 무려 118억 개나 됩니다
전작 A13의 85억 개에서 33억 개, 40%나 늘어났죠
A12 에서 A13 으로 갈 때 16억 개만 증가했었다는 걸 고려하면 상당한 발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성능은 왜 그만큼 높아지지 않았을까요?
새로운 설계와 미세 공정을 통해 얻은 성능 여유분을
CPU, GPU가 아니라 상당수 뉴럴 엔진에 줬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더 놀라운 사실은
프로세서 설계 면적만 보면 CPU, GPU의 경우
A14 칩셋은 전작보다 면적이 더 넓어진 게 아니라 오히려 너프 먹었다는 겁니다
A14 바이오닉과 A13 바이오닉 칩셋의 면적 비교표로
이전 세대 A13보다 CPU, GPU 등 거의 모든 구성요소들의 면적이 토막난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특히 GPU는 15.49 에서 11.44 mm^2 로 많이 작아졌는데
이게 게임 성능에 영향을 미친 걸까요?
아무튼
공정이 미세해졌으니 당연한 결과 아니냐고요?
아닙니다!
A13의 경우 이전 세대 A12보다 CPU, GPU 면적이 훨씬 넓었어
A14 bionic은 CPU, GPU 성능 상승을 어느정도 희생했고, 거기서 얻은 공간과 트랜지스터를 죄다 뉴럴 엔진에 넣었다는 겁니다
그 결과, 뉴럴 엔진 성능은 11테라플롭스, A13보다 83%나 상승
하지만 뉴럴 엔진이라고 해봐야 일반인들이 그걸 활용하는 건 사진 보정 수준인데
만약 그걸 CPU, GPU에 넣었으면 분명 xx% 이상의 엄청난 성능 향상을 기대할 수 있었을 걸 왜 잘 쓰지도 않는 뉴럴 엔진에 투자했을까요?
팀쿡은 이렇게 말 합니다
메타버스!
이미 이전부터 애플은 AR(증강현실) 관련 투자를 어마어마하게 하고 있었는데
아이폰 X부터 있어왔지만 별 쓸모도 없어보였던 AR 이모지 역시 그 일부분 입니다
메타버스 세계에 원활히 접속하려면 단말기의 NPU (뉴럴 엔진) 성능이 따라줘야하는데
애플이 그 부분을 만족시키겠다는 거죠
팀쿡은 2025년 퇴직 이전까지
본격적인 AR 끝판왕, 애플 글래스를 출시하고 떠난다고 합니다
현재 모든 역량을 애플 글래스 하나에 집중하고 있다네요
아마 지금 애플은 이런 미래를 그리고 있을 겁니다
웨어러블 AR 기기로 메타버스에 접속하고, 그 연산을 아이폰의 뉴럴 엔진이 담당하게 되겠지요^^
이걸 위해서라면 당장의 CPU, GPU 성능은 어느정도 양보할 수 있다는 의도가 보이는데
그래서 현재 상당한 컴퓨팅 파워를 뉴럴 엔진에 쏟아붓는 중이고,
그 결과가 아이폰 12의 A14 bionic 칩셋에 나타났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봅니다
삼성도 준비하고 있긴 한데
삼성 AR 이모지, 과거 기어VR 등 전적이 화려하지만
하지만 AR 기기만 있어서 될까?
AMD와의 협업으로 애플 GPU 따라잡는다는 계획인데
이게 사실 따라잡았다고 해도 그닥 자랑거리는 아닌 게...
애플 실리콘은 CPU, GPU에 최소한의 자원만 투자하고 NPU에 집중하고 있는데도
퀄컴과 엑시노스의 CPU, GPU를 여태까지 따돌려왔다는 소리라서
참담한 거지요..
애플이 NPU 대신 맘먹고 CPU, GPU에만 투자한다면 성능 격차는 달나라로 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번 엑시노스 2100 NPU 성능이 26 테라플롭스로 A14의 11 테라플롭스보다 훨씬 빠르다고 홍보하긴 해도
CPU, GPU, DSP, NPU 총동원한 점수라서 의미가 없다는데
미래를 조금 지켜보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