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가입

로그인

아이디
비밀번호
ID/PW 찾기
아직 회원이 아니신가요? 회원가입 하기

암울하면서도 허무한 은하철도 999의 명대사들

profile
브이

0f2f0dd31df5790f77d59aa121cf4290_11412302728.png
 

메텔 :  <안드로메다 어록> 제783장... 

이 세상이 끝나는 곳에 이상향이 있다고 옛사람들은 말한다.

 그 옛날 여행자들 중 그곳에 갔다 돌아온 사람은 없단다.

인간들의 세상이 계속되는 한 여행자들은 이상향을 추구할 것이다. 하지만 그 누구도 이상향이 어디에 있는지는 모른다. 왜냐하면 그곳에 갔다 돌아온 사람이 한 명도 없기 때문이다. 이상향의 이름도 알 수 없다. 어느 누가 이상향을 찾아냈는지도 영원히 알 수 없을 것이다. 단지 이상향이 실재하고 있다는 것만이 지금까지 전해 내려오고 있을 뿐이다.


철이 : '십칠석'(시계 행성)은 시간이 없는 곳으로 갈 모양인가 보군요!!


메텔 : 시계바늘이 어딜 가리키든지 상관없는 이상향... 시간이 없는 세계...


차장 : 그런 곳이 정말 있을까요?


메텔 : 만약 있다면 가보고 싶지 않니?


철이 : ......


철이 : 시간이 없는 세계가 정말 있다면, 그곳에선 보통 인간이든 기계 인간이든 별 차이가 없을 것 같아요.


시간이 없는 혹성에선 영원한 생명과 한정된 생명이 동일시되겠죠... 그런것에 연연하지 않게 될 거예요...


거기선 아무것도 시작되지도 끝나지도 않을 거예요...

 

 

2718e9fc82df0271f1af0bb3b9768292_11412302840.jpg

 

철이 : 신이시여 저를 구해 주소서.


중력 밑바닥의 마녀 : 우주에는 신이 없어. 만물의 진리와 시간의 흐름만이 있을 뿐이야.

 

 

e2168658097e5730e5be29cb709064f5_11412302920.jpg

 

메텔 : 생명 반응이 없으면 전투 컴퓨터는 전투 명령을 내리지 않게 되지. 인간이 없어지면 전투를 중단하고 다시 잠을 자게 되는 거야.


철이 : 인간이 있는 한 계속 싸운다는 건가요...!! 인간이 없으면 고철 덩어리에 불과하다니... 인간이 없으면...


(별을 떠나며)


나레이션 : 엘아라메인에 바람이 분다. 살아있는 잔해들 사이를 지나가는 바람 소리는 이곳에서 멸망해간 생물의 과거를 뉘우치는 슬픔의 노랫소리처럼 듣는 사람들의 가슴 속에 울려 퍼진다고 한다. 그리고 지금 이곳에는 잔해뿐이다.

 

 

850dbb8576b504438afe22349fb52c46_11412303003.jpg
 

나레이션 : 우주에는 무슨 일을 해도 허무하다는 곳이 있다. 그 허무한 곳에서 어느 유랑 학자가 죽었다. 죽은 그의 얼굴은 왠지 만족한 듯이 평화로워 보였다고 한다.

 

(중략)

철이 : 도, 도대체 뭐하는 거죠!?


곤베 : 죽은 친구들의 몸을 녹여 액체 비료를 만드는 거야. 이건 작물을 아주 잘 길러줄 거야.


철이 : 인간을 녹여서 액체 비료를 만들다니. 무슨 짓이에요!!


곤베 : 그게 어때서? 친구를 비료로 만드는 게 왜 안된다는 거지? 모두들 이 별을 푸른 작물이 넘치는 풍요로운 별로 만들자고 뜻을 같이해온 친구들이야. 그 목적을 위해 도움이 되길 원하면서 죽어갔어. 거짓말 같으면 사람들의 얼굴을 봐!


철이 : 엉...? 모두들 만족한 듯 웃고 있어요.


곤베 : 모두들 여기 와서 있는 힘껏 일하다가 죽어갔어. 일할 만큼 일하다가 만족해하면서 죽어간 거야.

 

205f22d3f57b8600e554018cefcac0bc_11412303071.jpg

 

나레이션 : 일찍이 대우주를 떠돌며 크게 활약했던 어느 대도적이 아무리 '깨끗하고 바르고 아름다운' 마음을 지닌 사람일지라도 깨끗하고 바르고 아름답게 살 수 없는 곳이 이 우주라고 말하면서 목을 매어 자살했다. 자기 자신을 깨끗하고 바르고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박수를 치며 도적의 죽음을 기뻐했다고 한다.

 

 

8ab90bbd0d6390ffe0c8ff3874742053_11412303139.jpg
 

철이 : 아사요? 그럼 굶어 죽었단 말예요?


메텔 : 그래... 장갑판으로 감싸여진 강자들뿐이어서 먹이가 될 동물이 없었던 거야. 오랫동안 조금씩 숫자가 줄어들다가 지금은 파충류가 조금 남아 있을 뿐이지. 생물이 살아가기 위해서는 먹이가 될 희생물이 필요한 거야. 희생이 될 약자가 없는 곳에서는 결국 함께 멸망할 수밖에 없는 거지.


철이 : 희생물이라..!!


(별을 떠나며)


철이 : 메텔... 하나의 생명체가 번창하기 위해서는 희생물이 꼭 필요한 걸까요?


메텔 : 먹이가 필요한 거지.


철이 : 역시 먹이가 될 약자가 없으면 이 세상은 성립되지 않는 걸까요? 약한 희생물이 피를 흘린 곳에서만 문명이 번창하는 걸까요...?


메텔 : 지금까지 본 바로는 그래...


철이 : 그게 대우주의... 이 세상의 원리라면 정말 슬프군요.


메텔 : 그래...


철이 : 내가 살아남기 위해선, 나를 위해 희생물을 만들어야 한다는 얘기군요.


메텔 : 그건 잘 모르겠구나...


나레이션 : 약육강식... 강자가 약자의 피를 먹고 번창해 가는 것이 이 우주에서 살아가는 자들의 모습이라고 생각하니 철이는 슬퍼졌다. 희생물을 원하는 건 아니었지만 자신이 희생양이 되는 건 더더욱 싫다는 생각이 들었다. 메텔은 아무 말 없이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ec8d05675c13b0c8d8e5d3cf34d45776_11412303197.jpg
 

나레이션 : 철이는 기계 몸을 공짜로 얻을 수 있는 별에 가려던 마음이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절대적으로 아름다운 것도, 절대적으로 옳은 것도 이 우주에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옳다고 믿고, 자신이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것을 아름답다고 믿을 수밖에 방법이 없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나레이션 : 도적들만 사는 세계에선 도적의 법칙이 곧 상식이다. 우주에는 여러 가지 법칙이 있다. 하지만 무엇이 옳은 법칙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철이는 메텔이라면 정말로 옳은 게 무엇인지 알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물어볼 마음은 없었다. 물어보는 게 두려웠기 때문이다. 메텔은 그저 미소만 지을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레이션 : '득도하다 라는 말이 있지만... 우주는 광대하기 때문에 진리 역시 별의 숫자만큼 많고 어떤 것이 진짜 진리인지 분간하기 어렵다.' 라는 말을 남기고 우주력 제83년에 페루세우스의 한 우주 승려가 대왕생을 이루었다고 한다.

 

896b511cbf031600501c36855b78fb2d_11412303260.jpg
 

나레이션 : 원래 이 우주에선 형태가 없는 것이 옳은 건지도 모른다. 사람이든 별이든 형태가 있는 것은 덧없는 한순간의 일시적인 모습에 지나지 않는 건지도 모른다.

 

fdc9f3ce0ea2b04d172ccbea0adf10d1_11412303342.png
 

나레이션 : 원형 주택단지... 그곳은 한 사람의 남자가 지배하는 작디작은 세계이다. 그런 세계가 우주에는 무수히 많다고 여행객들은 말한다. 철이는 그런 곳을 지배하면 뭐가 남게 되는지 궁금했다... 하지만 메텔은 거기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런 메텔을 보고 철이는 불안감을 느꼈다...

 

7b96e309c5357e42eaac4576ad528e48_11412303402.jpg
 

제다 : 하지만 괜찮아. 이제 곧 이 별의 역사가 바뀔 테니까. 우리가 힘을 합해 역사를 바꾼 거야. 그걸 알고 죽는 거니까 난 만족해. 철아!! 난 너 같은 녀석이 다른 세계에도 있다는 걸 알게 돼서 기뻐. 널 만나서 다행이야... 고마워...


철이 : 제다 !!


(세 개의 태양이 빛나는 제다의 무덤 앞) 


철이 : ....


(별을 떠나며)

철이 : 반란은 성공했을까요?

 

메텔 : 아니, 실패했어. 모두 진압되어 살해됐지...


철이 : ... 제다가 그렇게 역사가 바뀔 거라고 믿었었는데...

 

66a6c355b958a93b7fc7086156009d41_11412303447.jpg

나레이션 : 오랫동안 여행을 하다 보면 여행객들은 그 여행이 끝도 없이 계속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에 공포감을 느끼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때 많은 여행가들은 자신과의 싸움에 패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고 한다.

 

 

5d35b4a0395d381a3cf56463b62688b5_11412303529.jpg
 

히네마이오스 : 바위가 뭐든지 제공해줬기 때문에(이 별은 거석문명인데 거대한 돌로 만든 미궁 컴퓨터가 있음) 이 별 사람들은 점차 생각을 하지 않게 되었지. 생각하는 사람을 미워하고 그들을 없애 나갔어... 처음엔 조그만 돌멩이로 된 회로로 자질구레한 일을 시켰었는데 회로를 차츰 연결시켜가는 동안 규모가 커져갔지. 그리고 인간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도 살 수 있게 되었어.

실은 저 바위를 만든 건 바로 나야.

 

339353a5cad9dd4eaaafcf27a3f4722e_11412303590.png
 

나레이션 : 산이 왜 저렇게 생겼냐고 물으면 대답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냥 그렇게 된 것이다. 우주에는 이런 식으로 그냥 그렇게 된 장소가 많은 것이다.

 

 

나레이션 : 끝이 없을지도 모르는 시간이 흐르는 곳이 이 대우주이다. 때문에 자신의 신념을 관철할 수 있는 건 시간을 견뎌내는 재능을 가진 사람뿐이라고 은하철도의 공간레일을 설계한 위대하신 업적을 남긴 사나이가 말했다. 하지만 시간을 견뎌낸다고 해도 남는 것은 역시 시간인 것이다...

 

나레이션 : 기계 인간이 되어 영원한 생명을 손에 넣게 되면 우주의 크기 따윈 마음에 걸리지 않는다... 왜냐하면 영원히 살 수 있는 사람은 무한대로 정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대신 즐거울 뿐만 아니라 고통도 영원히 느끼게 될 것이다. 영원의 지옥에 떨어져 영원히 몸부림치며 살아야 하는 경우도 있다.

 

5e9d2efdf078402ad8fcf876e5a2ba62_11412303935.png
 

(기계인간이 되기를 거부하며)

 

철이 : 제 몸에는 부모님의 피가 흐르고 있어요... 제 피도 미래에 태어날 제 자식들이 이어받아 계승하면... 그 또한 영원한 생명인 거에요.

 

철이 : 하지만 한가지만은 알았어요. 유한한 생명이니까 사람은 일생이라는 시간 속에서 노력한다는 것을... 짧은 시간 속에서 뭔가를 이루려 한다는 것을...

 

e54784de5f1d3041b55e6d629714484b_11412304020.png
 

(종착역 도착전)

 

메텔 : 이번 일이 끝나면... 죽어도 될까요?

 

02983508d045efcc5533d28c0c921500_11412304077.jpg

b496f8900cecd0e51be0e547febad555_11412309137.jpg
라 프로메슘 : 너에게 우주에서 가장 아름다운 몸을 준 이 엄마를... 너에게 영원한 생명을 준 나를..

 

메텔 : 그리고 영원한 고통도 주셨지요.

 

 

ef82d0efd7f77043241fcf8398d57005_11412306047.jpg
 

104d733f657126f7a3206cda5e62e35d_11412306963.jpg
화성에 사는 노인 : 오래 사는 것이 과연 행복인지 아닌지는 아무도 모른단다.

 

 

5ccea114b6d2a429baef1cc7c0ca24f8_11412306099.jpg
273c0683e247bcb63a6b96393b7baae1_11412307071.jpg
제로니모 : 진짜 심장박동이 뛰는 가슴 속에는 꿈이나 희망이 가득 차 있었어.

 

770935eaac013e78a8ae5ca37d1d7020_11412306176.jpg

철이 : 나사로 이루어진 몸이라니, 장난이 아닌걸.

 

963197ae9d4d67cadce4b95bcf162c35_11412306346.jpg
메텔 : 먼저 식사부터 하도록 해. 거기서부터가 진짜 사나이들의 싸움이야!

 

 

7c651727b8a78e556e76c173905f0b9e_11412306404.jpg
하록 : 피는 흘러서 영원히 이어져 가는것, 그것이 진정 영원한 생명이라 나는 믿고 있어.

 

858480ce7253e6742123d66770ffe26e_11412306495.jpg
메텔 : 나는 청춘의 환영, 젊은이들만 보이는 시간의 흐름속을 끝없이 방황하는 여자.

 

e54784de5f1d3041b55e6d629714484b_11412306539.png
메텔 : 과학자들이 떠드는 것만이 결코 우주의 섭리는 아니란다. 철아.

 

270493666fd826dbe3060f2ae065c0df_11412306631.jpg

2cede5054a8b10aacf4e5481d43fc3a6_11412307237.jpg
하록 : 남자라면 위험 리스크 따위 돌아보지 않고, 죽을게 뻔하지만 싸워야 할 때가 온다.질게 뻔하더라도 꼭 싸워야 하는 때가 있단다.

 

 

ef4b1e382bce683b1bb79e5b8a457027_11412306741.jpg
메텔 : 어느쪽이 틀렸다고 말할수 있는 사람은 이 세상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아.

 

 

5cb3ebf7566c1ddb848e561beb1c4e40_11412306792.jpg
메텔 : 자기 목숨을 내걸면서 까지 열심히 사는 이를 비웃을수 있는 자는 어디에도 없어.

 

 

 

2d317450de2da1e6fec91bc9e94498a3_11412307314.jpg
 

수많은 추억 중에서도 소년 시절의 달콤하고 안타까운 추억만큼
사람들의 가슴에 언제나 남아 있는 것은 없다.

사람들은 말한다.
999는 소년의 마음 속을 달리는 열차라고.
지금, 메텔은 철이의 마음에 영원히 지워지지 않는 영원한 추억을 남기고
어디론가 훌쩍 여행을 떠나 버렸다.
메텔은 청춘의 환상, 소년 시절의 추억 속을 여행하는 여자.
지금, 수많은 추억을 안고 기적이 운다.

안녕, 메텔!
안녕, 은하철도 999.
안녕, 소년 시절의 날들이여.

첨부 파일 31개
첨부
작성자의 다른 글
댓글
0
Profile